종이는 무엇으로 만들까, 또 종이로는 무엇을 만들까. 상식적으로 답하자면 쉬운 질문이다. 종이는 나무로 만든다.나무에서 나온 펄프로 만들어진 종이는 책과 공책, 포장지, 최근 들어서는 종이빨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종이를 나무로만 만드는 게 아니다. 지난해에는 '꽃가루'로 만든 종이가 세상에 알려졌다. 꽃가루는 동물로 치면 정자에 해당하는 생식세포를 멀리 전달하기 위한 기관이다. 종족 번식이라는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특성이 있다. 지난해 4월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 연구팀은 해바라기 등 꽃의 꽃가루를 가공해 젤리 형태의 소재를 만들고, 이를 건조시켜 종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딱딱한 꽃가루를 염기성 용액에서 오래 배양해 부드럽게 바꾸고 여기에 수산화칼..